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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유혹술 이론&기술

[유혹자] 세이렌이 되는 길 2 (세이렌의 자질)

 

목소리_
세이렌에게 목소리는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전설이 말해주는대로,

세이렌의 음성은 듣는 순간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을 느끼게 한다.

아기가 엄마의 음성을 들으면서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해도 조용해지기도 하고 들떠 키득거리기도 하듯이

세이렌의 음성은 그와 같은 인간의 먼 옛 추억을 새삼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세이렌의 음성은 감미롭고 은근해서 에로틱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클레오파트라를 처음 만났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녀가 듣는 사람을 황홀하게 만드는 감미롭고 유쾌한 목소리를

지녔다고 말했다. 18세기 말 가장 위대한 유혹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조제핀 보나파르트의 경우도 크리올 사람

(16~18세기에 스페인인을 부모로 하여 스페인령 아메리카에서 태어난 백인)

의 혈통임을 암시하는 듯한 이국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나른한 목소리를 지녔다고한다.

마릴리 먼로는 속삭이는 듯한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 하지만 그녀는 나중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 낮게 깔아 좀더 유혹적인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공격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세이렌의 목소리는 마치 잠에서 아직 덜 깬 사람처럼 차분하며 서두르지 않는다.

 

 

 


외모와 몸단장_
목소리는 자장가와 같아야 하지만, 외모와 몸단장은 눈부시고 화려해야 한다.

세이렌은 몸단장을 통해 자신을 마치 여신처럼 보이게 한다.

보들레르는 '화장 예찬론'이라는 에세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성은 자신의 특성을 한껏 강조해야 한다. 바꾸어 말해, 사람들이 보고 놀라 넋이 나갈 정도가 되어 마치 우상처럼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낼 수 있도록 황금으로 치장하고, 자신의 본래 모습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의 마음을 정복하고

그들의 영혼을 뒤흔들어놓을 수 있다."
옷과 몸단장에 가히 천재적 소질을 발휘했던 세이렌은 나폴레옹의 누이동생이었던 폴린 보나파르트였다.

폴린은 자신을 여신처럼 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의 모습과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머리모양을 꾸미고 화장을 하고 옷을 입었다. 그녀는 역사상 가장 크고 정교한 옷장을 소유했다.

1798년 어느 무도회장에 폴린이 입장하는 순간 거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 넋이 나갈 정도였다.

당시 무도회를 연 안주인은 페르몽 부인이었다. 폴린은 무도회장에 올 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차림새를 볼 수

없도록 하려고 아예 그 집에서 옷을 차려 입었다. (물론 그녀는 그 전에 마담 페르몽의 양해를 구했다.)

그녀가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든 동작을 멈춘 채 마치 죽은 사람처럼

한동안 미동도하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 모양을 주신 바쿠스의 여사제처럼 꾸몄는데,

금으로 만든 포도송이를 섞어 그리스 스타일로 머리를 땋았다. 거기다 가장자리를 금실로 수놓은 그리스식 튜닉을

입었으며, 가슴 아래에는 우아한 보석으로 고정된 찬란한 황금 허리띠를 둘렀다.
다브랑테 공작부인은 "그녀의 아름다운은 말로 형용할 길이 없었다. 그녀가 들어오는 순간 방 안은 갑자기 환해졌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룬 몸단장에 모인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 있던 다른 여성들은 마치 태양 앞의 반딧불이처럼 초라했다"고 기록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세이렌에게는 눈부신 몸단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현실을 초월한 분위기, 곧 환상을 자아낼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야 한다. 장신구를 적절히 사용해 사람의 넋을 빼앗을 수 있어야 한다. 관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드러내서는 안 된다. 항상 은근하고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남성의 성적 상상력을 부추길 수 있도록 반드시 신체의 한 부분을 살짝 드러내야 한다.

16세기 후반, 프랑스 카트린 드 메디시스 왕비의 딸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는 최초로 목과 어깨를 드러낸 옷을 입은

여성이다. 이는 물론 자신의 신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위인 가슴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조제핀 보나파르트 역시 항상 젖가슴을 반쯤 드러내놓은 상태로 나타났다. 그녀는 그것을 무기로 삼았다.

 

 

 


몸짓과 태도_
기원전 5세기경, 중국 월나라 왕 구천은 자신의 경쟁자인 오나라의 왕 부차를 유혹해 멸망시킬 속셈으로

중국의 세이렌이라고 할 수 있는 서시를 골랐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그녀에게 유혹의 기술을 교습받게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몸동작이었다. 무엇보다도 우아하고 관능적은 몸짓을 터득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녀는 왕궁예복을 입고 마룻바닥 위를 마치 나는 듯이 걷는 법을 배웠다. 마침내 모든 기술을 습득한 그녀가

부차 왕 앞에 나타난 순간, 그는 그녀의 마법에 걸려버렸다. 그는 이제껏 그녀처럼 걷고 움직이는 여성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그녀의 약간 망설이는 듯한 자태와 무관심한 듯한 표정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부차가 그녀와 사랑에 빠지자 그의 왕국은 여러 조각으로 분열되어 버렸으며,

군사를 이끌고 온 구천 왕은 싸움 한 번 하지 않고 그 나라를 점령할 수 있었다.
세이렌은 이처럼 서두르지 않는 몸짓으로 느리게 움직인다. 세이렌은 몸짓, 움직임, 태도로써 상대방의 욕망을

은근히 부추기며, 기대감으로 흥분케 만든다. 이처럼 세이렌이 되기 위해서는 마치 사랑과 쾌락을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처럼 은근하고 권태로운 듯한 분위기를 풍겨야 하고,

순결하면서도 에로틱하고 애매모호한 분위기를 나들어낼 수 있어야한다. 은근할수록 더욱 유혹적이다.

은근한 몸짓이 몸에 밴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나올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